|
|
그 여름, 공기까지 찍고 싶었던 순간이 있나요.
매미 소리가 쏟아지던 골목, 소나기가 지나간 뒤의 냄새,
축제의 불빛이 번지던 밤 —
사진엔 담기지 않던 그 공기를, 필름 한 롤에 감았습니다.
화면을 옆으로 쓸면 계절이 바뀌고, 셔터를 지그시 누르면 영상이 흐릅니다.
카메라는 조용히 물러나 있을게요.
당신은 그 순간만 바라보면 됩니다.
■ 필름 일곱 롤, 일곱 개의 여름
· 쨍쨍하게 맑은 교토 — 눈이 부시게 파랗던 한낮
· 새하얀 쇼난 해변 — 빛이 넘쳐 하얗게 바랜 바다
· 해질녘의 가마쿠라 — 집으로 걷던 길의 주황빛
· 소나기 지난 시부야 — 비 냄새가 남은 차분한 거리
· 필름에 감은 나라 — 오래된 사진첩 속 부드러운 입자
· 수국 핀 우지 — 장마 사이, 잠깐 파랬던 오후
· 밤 축제의 오사카 — 유카타 소매 끝에 스치던 불빛
지난여름의 사진에도 같은 필름을 입힐 수 있어요.
그날의 기록이, 그날의 공기를 되찾도록.
여행에서, 일상에서.
올여름의 기록이 조금 더 여름다워지도록.
|